여군묵의 인맥은 안 통하는 곳이 없었기에 모기 한 마리도 빠져나갈 수 없었다.
유영락은 방으로 돌아왔지만 임수정이 걱정되어 핸드폰을 꺼내 육한정에게 문자를 보냈다.
문자가 막 발송되자 귓가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. “예쁜 누나, 하이.”
유영락이 고개를 들자 그 남자는 고양이 머리띠를 쓰고 그녀의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었다.
“......”
유영락은 이 남자가 육사작의 시크한 얼굴을 닮은 걸 보고 마치 육사작이 고양이 머리띠를 쓰고 엉덩이를 흔드는 것 같아 차마… 보기가 힘들었다.
육사작은 절대 이런 일을 못 할 것이다. 그는 묵직하고 기품 넘치는 사업계의 왕이었고, 이런 일은 절대 그와 어울리지 않았다
유영락은 갑자기 오래 전 육사작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.
그 당시 그녀는 아직 학생이었고, 어느 날 학교가 난리가 나서 강당으로 나가보니 여자들이 떠들썩했었다.
“빨리 와, 육사작이 왔어!”
“오늘 육사작이 우리 학교에 강의하러 왔데. 오늘 드디어 제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업가를 만날 수 있게 됐어!”
“진짜 엄청 잘생겼다던데?”
유영락은 차분한 성격이라 사람들 틈에 낄 생각이 없어 가려고 했지만 친한 친구가 그녀를 붙잡았다. “영락아, 우리도 가보자. 육사작이잖아!”
유영락은 그렇게 끌려갔다. 그 날 그곳은 인산인해였고,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 껴서 강연 무대를 보자 한 눈에 육사작을 볼 수 있었다.
그 시절 젊었던 육사작은 한창이었다. 제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육가네 집안의 장남으로, 태어날 때부터 거만했다. 그는 완벽하게 육가네의 모든 재산을 물려 받았고, 18살 때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된 첫 회사를 차렸으며, 개인 재산은 포브스 부자 순위에 올라 제도에서 제일 재산이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.
그 날 육사작은 딱 맞는 검은 색 양복을 입고 있었고, 꼿꼿이 선 채 무대 위로 올랐다. 그 깊은 눈동자는 현장을 압도했으며, 마치 제왕이 군림한 것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.
유영락은 다시 눈을 깜빡인 뒤 그 날의 기억을 머릿속에서 지우려 했다. 그